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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아도 눈 앞에 있잖아요  12

작성일 2023.11.30 조회수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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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검연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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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아도 눈 앞에 있잖아요  12

chapter 12
방학을 이틀 앞둔 12월 22일.
모두들 크리스마스 계획 얘기로 떠들썩하던 때.
또다시 책상에 엎드려 자다가, 다들 돌아가고 혼자 텅 빈 교실에서 쓸쓸히 가방을 챙겨 나오던 도중.
3학년 클래스의 복도로 올라가는 계단 쪽에서, 나는 '타로'를 보았다. 그것은 우연한 만남은 절대 아니었다. 타로 쪽에서 나를 기다려 온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것은,
"네 애인이 지금 어디있는지 아냐?"
라고 나를 보자마자 지껄인 녀석의 말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듣자마자 내 머리 속에는 키즈나의 차가운 눈동자가 떠올랐다. 별로, 애인이란 소리를 들어서 키즈나 선배를 떠올린 것은 아니었다. '타로' 하면 그날의 대화가 떠오르기 때문이었다. 키즈나를 강간하겠다는.
그래서 나는 타로에게 달렸다.

보이지 않아도 눈 앞에 있잖아요  12


왜? 이제 나와 선배의 일은 끝났을 터인데. 아니다. 아직 '강간 구제'를 확실히 끝맺지 못한 것이다. 어찌됐건 일단 잡고 보자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녀석은 이미 나의 행동을 읽고 있었는지, 잽싸게 예의 그 화장실 쪽으로 도망갔다.
'바보자식, 화장실은 막혀 있고, 문을 닫는다 해도 나는 몇 시간이라도 기다릴 수 있다구.'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내겠다는 생각으로 놈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놈이 들어간 화장실을 뒤따라 들어갔을 때…
퍼억!
등에 엄청난 충격이 왔다. 몸이 휘청거릴 정도였다.
'크윽…'
퍽!
중심을 잃고 무너지는 나에게, 무엇인가가 또다시 복부를 강타했다.
'쿨럭…'
머리가 빙 돌았다. 호흡이 곤란해지고, 눈 앞이 까맣게 되었다. 나는 그대로 화장실 바닥에 엎드리고 말았다.
이건 생각할 필요도 없이 린치(구타)다. 빌어먹을… 바보같이… 저 자식이 나를 유인하는 거라는 걸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일어서야 하는데, 일어서야 하는데…
가물거리는 눈 앞으로 발이 여러 개 보였다. '놈들'은 뭐라고 서로 얘기하는 것 같았지만, 이미 의식이 가물거리는 나에게 들릴 리가 없었다. 곧, 두 녀석이 내 양쪽 어깨를 부축했다.
'…'
퍼억!
조금씩 정신이 들려는데. 또다시 복부를 쳤다. 아까보다 더욱 센 것 같았다. 아프기 이전에 정신이 없다. 숨쉬기가 곤란하다… 고개가 처졌다. 들 수가 없다.
'…'
발이 끌렸다. 내 어깨를 부축하고 있는 두 놈이 나를 어디론가 옮기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의 앞으로 발 하나가 보였다. 저 녀석이 지금 인도하고 있는 것이겠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나를 부축해 온 녀석들은 그대로 나를 바닥에 던져버렸다. 나는 쿵 하고, 맥없이 쓰러져 버릴 수 밖에 없었다. 처박힌 상태에서 후, 후 하고 숨을 몰아쉬었다.
"이놈이 강용현인가?"
"그래. 그런데 이제 어쩔거야."
'타로'의 목소리다… 빌어먹을 자식…
"야."
모로 누웠던 얼굴을 들어 앞을 보니, 구두가 보였다. 지금 말하는 녀석 것이겠지.
"너 때문에 계획이 늦어졌지만, 오히려 너에게 감사해야겠다."
뭐라는 거냐… 망할 자식…
"네 이름 대니까, 의심도 없이 따라오더라."
"크…윽?"
"덕분에, 좋은 걸 찍었지."
"…!"
선배의 얘긴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단 표정이네. 야, 저놈 좀 일으켜 봐."
다시 어깨를 붙잡는 느낌이 들었다. 두 놈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공들이 담긴 바구니와, 뜀틀, 허들… 그리고 겹겹이 쌓인 매트… 위에는…
"서…선…배…?."
제복의 상의가 튿어져 가슴이 노출된 선배가, 치마는 벗기지도 않은 채 팬티만 내려가 그곳을 보여주고 있는 키즈나가, 얼굴엔 정액 범벅이 된 그녀가…
"아학… 으…흑…"
가끔씩 고통스러운 듯이, 떨면서 신음하고 있었다.
"너를 끌어올 동안, 내가 재미 좀 보고 있었지…"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저 그렇게, 평범하게 생겼지만 눈이 좀 째진듯한 녀석이, 얄궂게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왜 너를 데리고 왔는지 궁금하냐? 저 여자가, 계속 네 이름을 불러대서 말이야."
"…!"
"도와줘, 용현군! 용현군! 하고 말이야. 아핫핫…"
놈은 느끼하게 여자 목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그건 어찌되든 좋았다.
'선배가… 날…?'
"처녀는 아니더라 근데. 알고 있었냐? 그래도 조이는 맛은 대단하던데? 덕분에 상당히 힘들었지만, 좋긴 하더라. 크크크. 처녀도 아니니 양심의 가책도 없더라."
"…크윽…"
"바보야, 그렇게 화내지 마라. 너도 어차피 이 여자 몸이 목적 아니야?"
"…"
"안 그래? 누가 앞이 안 보이는 계집애가 좋아서 진짜로 사귀냐? 앙?"
"…"
숨이 좀 돌아왔다. 하지만, 여전히 괴로운 척 하고 있었다. 조금 괜찮아지면, 또다시 녀석들이 배를 칠 테니까.
"너도 하게 해 줄테니까, 걱정 마. 상이라고 생각해라. 아, 때린 건 그동안 기회를 놓치게 한 벌이라 생각하면 되겠네 크하하."
놈은 그렇게 제 멋대로 결정하고는, 옆에 놓여 있는 캠코더를 손에 들었다. 그리고 내 뒤를 보고 눈짓했다.
"헤헤, 이제 내 차례…."
내 앞으로 히죽히죽 웃으며 걸어나오는 녀석은 '타로' 였다. 나는 여전히, 축 늘어진 상태로 두 놈의 어깨에 걸려 있었다. 곧, 두 녀석은 나를 놓았다. 나는 맥없이 주저앉았다.
"…"
키는 나와 비슷한 놈들 둘. 그다지 힘이 세 보이지도 않았다. 빌어먹을… 등만 갑자기 맞지 않았더라도…
"어디…"
문득 고개를 드니, 타로 녀석은 바지를 벗고, 키즈나의 그곳에 넣을려는 참이었다.
"…윽…"
"…아아아아…!"
다시 느낌이 전해져 오자, 그녀는 몸을 경련시키기 시작했다.
"아… 잘 안들어가네…"
그만 해. 이 개자식아…
"으… 침이라도 묻혀야 하나…?"
그 더러운 걸, 선배한테서 치워…
선배는 바둥바둥 몸을 움직였다. 당연 타로의 뜻대로 될 리가 없다. 캠코더를 들고, 그 장면을 찍고 있던 그 녀석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야, 카즈, 키네, 저 여자 좀 잡아라. 흔들어 대서 못 찍겠다."
그러자 내 뒤에 서 있던 두 놈이 달려가 키즈나의 어깨를 내리눌렀다.
"아… 아아…! 용현군…! 제발…!"
선배의 입에서 내 이름이 나왔다. 놈들이 서 있어서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는 울고 있을 것이다. 그 때보다 더욱 처참한 기분을 느끼면서.
"…"
고통이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가슴 속에서는 린치 때 보다 더욱 심한 무엇인가가 나를 후벼파고 있었다.
나는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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