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이 없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눈 앞에 있잖아요  -16-

작성일 2023.11.30 조회수 339

작성자 정보

  • 먹검연대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보이지 않아도 눈 앞에 있잖아요  -16-

chapter 16
얼마간 시간이 지났을까, 아니, 시간 감각도 없었다. 입술을 떼고, 다시금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을 때, 선배가 속삭였다.
"단지 나를 품어보고 싶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느꼈어요. 말에서 용현군의 마음이 느껴진다고 했었죠. 망설임 없이 너무나 쉽게 했던 용현군의 말에는, 단지 나에게서 도망치려고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 나는 도망치고 있었던 거야―
선배와 섹스 중, '나는 선배를 좋아하지 않아'라고 했던 것은 솔직한 감정이 아닌, 또다른 자신의 목소리에 울컥하여 내뱉은 것일 뿐. 히로세와 마찬가지로 선배를 품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불어넣기 위한 암시일 뿐.
그리고, 거부하는 선배를 안기 위한 억지였을 뿐.

보이지 않아도 눈 앞에 있잖아요  -16-


"그리고, 그건 제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란 걸… 알아서, 기뻐요."
단지 자신만을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지만, 더 이상은 도망가지 않겠어.
미안해, 선배.
그렇지만, 말로 하지 않았다. 대신 나는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쓸어주었다.
그리고, 이 사람을, 더욱 사랑해 주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결코 허접한 욕망이 아니라고, 나는 확신했다.
애무해 주고 싶다. 단지, 그것뿐이었다.
나는 조심스레, 그녀의 가느다란 목에 입술을 갖다대었다.
"…."
키즈나는 순간 움찔하는 듯 했으나, 상기된 얼굴로 가만히 있었다. 그대로, 귓가에 입술을 옮긴다.
"하아…"
귓가에 느껴지는 나의 숨결에, 가느다랗게 신음하는 키즈나.
다시금 고개를 돌려 목으로 입술을 원위치 시킨다. 그리고 양 어깨를 잡았던 손을 내려, 가만히 그녀의 가슴께에 갖다대었다.
"앗…."
선배가 놀랐다. 감고 있던 눈을, 크게 떠서 나를 쳐다본다.
"선배…무서우면, 내 옆구리를 한 대 치고 도망가도 괜찮아."
하지만 선배는, 다시 눈을 가늘게 하고서, 내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아뇨… 지금의 용현군은… 괜찮아요…."
"…뭐가 괜찮은데?"
"…."
선배의 얼굴이 순간 빨갛게 달아오르는 것이 형광등 불빛 아래에 확실하게 보였다. 내가 큭, 하고 웃자, 그녀는 더욱 더 어쩔 줄 몰라한다.
"장난이야, 장난."
나는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감싸안았다. 그녀도, 팔을 내려 나의 허리를 감싸….
"…크악."
"에, 요, 용현군, 괜찮아요?"
…이틀만에 나을 것이 아니지. 그녀의 팔이 약간 힘을 주어 내 옆구리를 감싼 것 만으로도, 엄청난 고통이 몰려왔다. 하지만, 고통이 있기에 그녀를 애무해야 하는 이유가, 나에게는 있었다. 나는 그녀를 안은 채로, 병실 침대까지 뒷걸음질 쳤다.
"요, 용현군… 무리해서 그럴 필요는…"
엉덩이가 침대 한 켠에 닿자, 갑자기 당황해하는 키즈나가 나의 품 속에서 바둥거렸다.
"용현군… 옆구리, 아직 낫지도 않았잖아요…."
"선배, 싫은거야…? 그럼,…"
나는 또 혼자만의 생각으로, 선배에게 상처를 입히기는 싫었기에 그만두려고 했으나,
"아니, 용현군 또 나 때문에, 옆구리가…"
라는 선배의 말에, 그 '이유'를 말해줄 수가 있었다.
"선배, 내가 처음 선배랑 했을 때, 선배 엄청 아팠지?"
뚱딴지같이 꺼내는 얘기에, 선배는 잠시 에, 에? 하더니,
"네… 그렇지만, 지금은 아프지 않으니까, 걱정…"
"선배를 아프게 했으니, 나도 아파야지."
물론 그 때의 선배가 느꼈던 충격과 고통만큼의 데미지를, 이 정도 갈비뼈의 고통이 대신해 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
침대에 눕혀진 선배는 감동했는지, 이해가 안 되는 건지, 복잡한 표정을 한 채로 눈을 가늘게 했다. 나의 손이 그녀의 웃옷에 닿고, 단추를 풀어내려갈 때…
"용현군, 불… 꺼줘요."
"…왜?"
"…부끄러워요…."
확실히, 형광등이 밝게 비치는 새하얀 병실에서, 라… 아무도 보고 있지 않고, 들어올 걱정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 찜찜해 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하나라도 더 밝은 데서, 선배를 보고 싶어."
란 솔직한 나의 말은, 선배를 더욱 빨갛게 만듦과 동시에, 말 없는 승낙의 사인을 승인해 내었다. 그리고 다시금 나의 손은 선배의 상의에 옮겨졌다.
그 때, 잡아뜯을 듯이 난폭하게 풀었던 단추는,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찢어버릴 듯이 흉폭하게 잡아챘던 브래지어는, 등 뒤로 손을 넣어 천천히 후크를 풀어서.
그리고, 나의 아래에 하얀 살결을 뽐내고 있는 선배의 반라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
가슴이 두근거렸다.
왜 그 때는, 이렇게 아름다운 걸 느끼지 못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였을까.
그렇다면, 그 여유를 준 것은, 바로 선배. 히메카와 키즈나.
나는 정말로, 선배에게 감사했다.
그리고, 그 마음을 담은 나의 손길은 애무로 바뀐다.
천천히 그녀의 뺨에서부터 목을 거쳐, 탐스런 유방이 봉긋하게 솟아있는 곳 까지, 천천히 그리고, 아낌없이 쓸었다. 그 손이 키즈나의 왼편 가슴에 잠시 머물렀을 때, 나는 손바닥 아래에서 무엇인가를 감지했다.
두근거림….
손바닥을 자극하는 그 미묘한 고동은, 틀림없는 선배의 두근거림.
'나를 전혀 두려워 하고 있지 않아….'
나는 그것이, 기뻤다.
히로세와의 포옹도, 이런 느낌이 있었다.
어느새 두근거림이라는 것은, 나에겐 속일 수 없는 상대에 대한 감정의 하나라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버린 것이다.
"두근거려요…."
그런 나의 생각과 동시에, 선배가 입을 열었다.
"지금, 나를… 만져주는… 사람이, 용현군이란게…."
그녀는 그렇게, 상기된 얼굴에 미소를 띄어가며, 그래도 수줍은지 말을 끊어가며 말했다.
나는 그녀의 한 손을 잡았다. 선배 역시, 꼬옥 하고 힘을 준다.
…이 사람은, 정말로 나를 좋아한다.
…그리고.
나 역시, 이 사람을, 히메카와 키즈나를, 좋아한다.
서로가 힘껏 잡은 손은, 나에게 그런 확신과, 의미를 불어넣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주간 소라넷 순위

최신 소라넷 야설

전체 1,613 / 149 페이지
RSS
  • 처형과의 사랑2(6부)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4.22 조회 141

    가게로 돌아오는길 내내 그녀와 섹스를 나누고푼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채웠다.페달을 어느때 보다도 세게 밟는다."오빠..왜이렇게 빨리달려??""으응..빨리갈려고... ""치...거봐 내가 빨리가자니까...손님들 여럿 왔다 갔겠다."그녀는 나의 말을 전혀 …

  • 부부의 조건  4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4.25 조회 113

    민수와 처음 관계이후 그를 만나지 않으려고 학원도 나가지 않게 되었다하지만 저녁때가 되면 그녀 혼자 집에 있다는걸 알고 있는 민수는 집요 하게 그녀를 불러 내는것이다그래도 안나가면 남편에게 다 말한다는 협박때문에 안나갈수도 없었다그녀는 왜 자신이 이런…

  • 개가된 아내 1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4.25 조회 112

    나는 작은회사를 운영하고 조그만하지만 공장도 운영하면서 아내와 여유로운생활을 하며 지냈다아내는 부자집 막내딸로 자라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나를만나 결혼하게 되었다거래처 회사 회장딸로 정말 고귀하게 자랐고 있었는데 나의 성실함에 장인어른이 나에게 …

  • 개가된 아내  2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4.25 조회 105

    아내는 그렇게 아프다는 핑개로 회사에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나는 아내의 그런 행동에 조금 이상하게 생각은 했지만 별다른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그렇게 몇일이 지나고 아내가 다시회사에 나가게 되었다난 아내가 일을 하러 나간다는데에만 생각했을뿐 다른…

  • 부부의 조건  5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4.25 조회 130

    자리에 앉아 있으니 화장실까지 따라왔던 그 남자가 들어오고 있었다그는 자리에 앉지 않고 승주와 영희의 자리 뒤쪽에 서 있는것이였다승주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영희의 옷을 올리고 손으론 음부를 입으론 가슴을 빨고 있었다주위의 눈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하…

  • 부부의 조건  6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4.25 조회 112

    극장에서 그런일이 있은후 몇달이 지나도록 승주는 그의 아내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영희 역시 일상적인 대화 이외에는 남편과 할 이야기가 없었다그렇게 갑갑한 생활을 계속이어가다가는 그녀는 미쳐버릴것만 같았다이미 여러 남자에게 길들여진 그녀 였기에 남편이 아…

  • 아내의 불륜  4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4.25 조회 81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난후 난 엄청난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왠지 모르게 아내가 다른사람과 관계를 맺었다는데에 대해서 흥분을 느낀다는게 내가 변태는 아닌가 하는생각이 들었다한편으로는 그들에게 화가나고 죽이고 싶다는생각은 들었지만 아내가 그들에게 빌린돈이 적…

  • 아내의 불륜 5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4.25 조회 75

    아내가 들어있는 옆방에 앉아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다는게 이렇게 흥분이 되고 스릴이 있는지 처음알았다아내는 다른남자와 있다는거 그 자체가 어떻게 보면 흥분이 되는것인지도 모르겠다앞으로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는체 나는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