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이 없습니다.

윤정이의 고백 6부

작성일 2023.11.07 조회수 637

작성자 정보

  • 먹검연대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윤정이의 고백 (6)

좀 전에 집에 돌아와 샤워하고 편지상자 열어보니 오빠가
편지랑 야설 보내주셨네.약속 지켜주셔서 고마워요.야설은
나중에 읽기로 하고 답장부터 쓸게요.홍콩 여행
즐거우셨어요? 호텔을 중국어로는 飯店이라 한다니
헷갈리네요. 중국 음식점 중에 무슨무슨 반점이
있쟎아요.마지막 여행 다녀온 지 벌써 2년이 넘네요.

 

윤정이의 고백 6부

 

어제 편지 보내고 걱정했어요.괜히 저 땜에 오빠 즐거워야
할 주말 분위기 망친 게 아닐까 해서요.그러면서도
한편으론 그렇게라도 오빠한테 표현하고 나니까 웅어리가
조금씩 녹는 거 같아요.제가 요즘 많이 방황하고
있었거든요.누구에겐가 심중을 털어놓고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도 듣고 싶어요.남은 이야기 이어서 써볼게요.

승철이는 작년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서 키우고
있어요.승철이 이유식 먹이기 전까진 우리 아빠
엄마집에서 모유 먹여 키웠어요.오빠네 가족들도 그러는
게 좋겠다고 하고 저도 그렇게 키우고 싶어서
그랬어요.생명을 잉태하고 키우면서 고통과 어려움도
많았지만 건강하게 자라고 걷구 말하구 재롱부리는 아들을
지켜보는 시간엔 이 세상 그 누구보다 기쁘답니다.
작년 봄에 승철이를 친가로 보내야 했을 때 제 마음은
찢어질 거 같았어요.정식으로 결혼하지 못했기에 문제가
복잡했어요. 우리 아빠 엄마는 제 장래를 생각해 승철이를
친가에 보내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고
설득하시더군요.어쩔 수 없었어요.그 대신 오늘같은
공휴일마다 승철이와 하루 종일 시간 보내다 오기로
작년에 미리 이야기가 됐어요.오늘도 거기 다녀온
길이에요.
승철이는 할머니가 잘 키우셔서 제가 한시름 놓고
지내요.그리고 시동생 될 뻔한 성식씨(그 사람 이름은
가명으로 대신할게요)가 시간 나는대로 같이 놀아주고
이것저것 가르쳐주구 그래요.친자식처럼 사랑해 주니
그사람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껴요.승철이는 삼춘이 자기
아빠인 줄 알고 '아빠,아빠'하며 잘 따라요.지난번
어린이날엔 롯데월드에 셋이 함께 갔는데 거기 여직원이
그러는 거에요. '고 녀석 엄마 아빠 쏙 빼닮아 예쁘네~'
성식씨도 민망해 하더군요.
그런데 승철이의 장래가 늘 걱정이었어요.언제까지 이렇게
어색한 가족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제 장래는?
성식씨가 언제까지 대리 아빠 역할을 해 줄 것인지,
할머니가 언젠가는 거동이 불편해지실 텐데...어느것 하나
확신이 안 서 있었거든요.
성식씨가 아까 술 한잔하면서 진지하게 말을
꺼내더군요.자기가 죽은 형을 대신해 승철이를 잘
키우겠다구요.자기는 형한테 빚진 게 많아 그렇게라도
해야 하고 키우면서 정이 흠뻑 들어 스스로 그렇게 하고
싶으니 자신의 뜻을 받아 달라는 거에요.그래서 제가
그랬죠. '성식씨 뜻은 고맙지만 이젠 결혼해서 새가정
만드셔야 하쟎아요? 성식씨 와이프 될 분은 생각이 다를
거에요.그냥 할머니가 키우시게 하세요.' 그랬더니
'중요한 일이니까 앞으로 윤정씨와 함께 의논하자'더군요.

성식씨는 몇년 전부터 교제해오던 여성이 있어요.그런데
남의 자식을 키우겠다고 할 리가 없지 않겠어요? 오빠
생각엔 어때요?
참,지난번에 성식씨가 저한테 부일 오빠 야설을
전자우편으로 추천해주었는데 왜 그랬느냐고 차마
물어보지도 못하구 왔어요.성식씨도 오늘은 그 이야기
전혀 꺼내지도 않더군요.정말 왜 그랬을까요? 혹시 제
마음속 세계도 여성 특유의 야누스적 모순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려 그랬을까요?
정말 제 맘속에도 여성의 이중성이 다투고 있을지도
몰라요.정말 그래요.아닐지도 몰라요...
이것만은 고백하기 부끄러운데...아, 어쩜 좋지?...

창밖에 소쩍새 한마리가 아까부터 제 짝을 찾는지 계속
우네요.이제 꿈나라로 가야겠어요.다음에 용기 생기면
윤정이의 야누스를 오빠에게 털어 놓을게요.영원히
숨길지도 모르지만요...

꿈나라로 자유여행 떠나며
윤 정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주간 소라넷 순위

최신 소라넷 야설

전체 1,613 / 171 페이지
RSS
  • 탈주범 신창길 3부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7.03 조회 22

    (굴욕)두 다리와 허리를 타고 넘는 여자는 자연스레 다리를 벌린 형상이다.걸을 때마다 벌어지는 사타구니 사이가 그대로 사내에게 보여지고 있었다."... 어서... 쭈그리고 앉아... 얼굴 앞으로......."멍하니 선 채린에게 날카로운 음성이 터져 나…

  • 외로운 귀부인 (3)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6.23 조회 21

    그날 이후 큰형에게 혹시 말이 들어갈까바 겁나기도 하고 또 그녀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하옇든 그런저런 이유로 통 연락을 하지 못했다.그렇게 마음 졸이며 지내던중 학교에 다녀 오니 집사람이 그녀에게서 집으로 와달라는 멧시지를 전해 들었다. 한참을 망…

  • 아하루전 174. 28화 신성전투 II(5)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7.03 조회 21

    "대장 터닌 용병단과 아자라니 용병단은 이미 전투에 돌입했습니다."호르텝의 뒤에 있던 누군가가 호르텝에게 살며시 이야기를 건넸다."냅둬, 그보다 대열을 흩트리지 마라 대열이 흐트러진 순간 죽는다"호르텝이 그렇게 말하자 호르텝에게 은근히 말을 건냇던 용…

  • 일수 사무실에서 무너지는 여자 2부(완결)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7.03 조회 21

    사내들의 돈을 빌려 쓴 게 화근이었다.기한 내로 돈을 갚지 못한 여자는 어쩔 수 없이 사내들의일수 사무실을 찾아 나서고 있었다.불과 여섯 달 전 빌린 돈의 이자도 갚지 못한 상태에서 눈덩이처럼  부푼 이자에 원금까지...  도저히... ... 혼자의 …

  • 무풍지대 2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7.10 조회 20

     뜻밖의 유희,"괜찮냐?"상수는 조심스런 얼굴로 두식을 쳐다보았다.헬스로 단련된 상수는 조금은 단단해 보이는 다부진 체격의 소유자로 3학년이며 질풍조의서열 2위를 차지하고 있었다.갑작스레 전학 온 T.N.T의 이광운.그가 전학 온 지도 벌써 일주일이 …

  • 붉은 수수밭 6부 1장 제 6화 앵속화 (罌粟花 )1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6.23 조회 20

    하숙집을 옮긴후 수연과의 사건으로 미순엄마와의 관계가 뜸해졌다.학교를 오가며 그 집앞으로 지나다니지만 얼굴을 볼수가 없었고, 또 효원도 이제 막 불 붙기 시작한 수연의 몸을 달래주느라 딴 여자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이제는 수연이 더 적극적으로 다가왔…

  • 붉은 수수밭 6부 4장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6.28 조회 20

    두 사람은 집이 가까워지자 팔짱을 풀었다.누가 본다면 아무래도 난처할것이다.경찰서 사택이 있는 이곳은 앞으로는 경찰서와 시청등 행정관서가 몰려있고, 뒤로는 그곳에 근무하는 일본인가족들을 위해 사택을 여러채지어 놓았다.조선사람들의 땅을 강제로 뺏다시피 …

  • 탈주범 신창길 2부
    등록자 먹검연대
    등록일 07.03 조회 20

    (능욕의 순간)"... 먼저 남편의 치료를... ..."노골적인 사내의 요구에 잠시 당황한 채린이 먼저 상처받은 남편의 치료를 애원했지만그는 막무가내였다."난, 벌써부터 네 조개가 맛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야 알겠나?"피하려는 채린을 등뒤에서부터 안은 …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