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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상인 혹성상인 20 --- 기무라 박사

작성일 2024.01.02 조회수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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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검연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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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상인 혹성상인 20 --- 기무라 박사


“환영하네, 한스군. 이렇게 만나서 반가우이.”
몇 사람의 남자와 한 여자가 한스를 맞았다.
“나는 이곳 총독인 슈나이더고 이 사람은 지역방위군 사령관 사리프, 이 분은 연구소장인 기무라 박사, 이 여자는 노동반장 에슈코프, 이 사람은 정보처의 무하트라일쎄. 여기 있는 동안 즐겁게 지내길 바라내.”
타이힐의 최고위 인사들이 모두 모인 것 같았다. 대부분 중년이었으나 기무라 박사만은 노인이었다. 링링은 그들에게 인사하고 가급적 개별적으로 행동할 테니 도와달라고 했다. 슈나이더는 기꺼이 승락했다. 한스와 링링이 자리를 옮기려 하자 기무라 박사가 잠시 자기 연구실에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제의했다. 매우 인자해 보이는 노인, 기무라 박사에 대한 예의로 한스는 기무라 박사를 따라갔다.

 

혹성상인 혹성상인 20 --- 기무라 박사


“자네는 부친을 많이 닮았군.”
‘네?”
“자네 아버지와 나는 둘도 없는 친구였지. 자네가 어릴 때 한번 본 적이 있어. 그 때는 잘몰랐는데 지금 보니 영락없이 자네 아버지의 젊을 때 모습일쎄.”
‘아, 그러세요?”
한스는 인자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이 노인이 마음에 들었었는데 아버지의 죽마고우라니 더욱 친근감을 느꼈다. 연구실에는 기무라 박사와 시중드는 서버 하나 뿐이었다.
서버는 자꾸 링링를 힐끗거리더니 주방에 가서 음료수 두 잔을 내왔다. 기무라 박사의 권유에 따라 그들은 음료수를 마시며 박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스, 다이아몬드를 좀 아나?”
“아뇨. 전혀 모릅니다.”
“그럼 이리와 이걸 좀 보게.”
기무라박사는 책상 위에 있는 현미경 아래 작은 샘플을 갖다 놓고 한스에게 보라고 권했다. 한스는 다가가 현미경을 보았다. 잘다듬어진 돌 같은 것이었는데 사방으로 영롱한 무지개빛 광채를 발하고 있었다.
“와, 대단하군요. 이게 다이아몬드인가 보죠? 그래서 사람들이 다이아몬드를 탐내는 모양이네요.”
기무라 박사는 빙그레 웃으며 다른 샘플 하나를 그 옆에 갖다 놓고 다시 보라고 권했다. 한스가 다시 들여다 보니 새 샘플은 이 세상 전체를 밝히려는 듯한 찬란한 광채를 발하고 있었다. 그 빛은 어느 쪽으로 휘어지거나 섞여서 흐릿해지는 법이 없이 완벽한 형태로 사방 팔방으로 찬란하고 영롱한 빛을 발했다. 이 새 샘플의 옆에 있는 아까 샘플은 새 샘플의 빛에 눌려 한덩어리 천박한 돌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마치 아리아스를 보다가 마칼레나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스가 어리둥절해 기무라 박사를 쳐다 보자 기무라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네가 처음 본 것은 수정일쎄. 나중에 본 것이 다이아몬드지. 어때? 이제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알겠나? 다이아몬드가 가치있는 이유는 오직 희소성 때문은 아니야. 다이아몬드는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중에 가장 뛰어난 미의 결정체지.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의 극치이기 때문에 모두가 다이아몬드에 열광하는 것일쎄”
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무라 박사는 말을 이었다.
“이곳 타이힐은 다이아몬드의 보고야. 내가 아는 한 우주 전체에서 양으로나 질로나 최고일쎄. 회사는 이 행성 하나만 있어도 번창을 누릴 거야.”
기무라 박사가 설명하는 동안 링링의 표정이 자꾸 찌푸려지더니 이 대목에 이르러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었다. 서버는 바깥으로 나가서 왼편으로 쭉 가면 있다고 일러 주었다. 링링이 양해를 구하고 나갔다. 링링이 나가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기무라 박사가 무슨 결심을 한 듯 한스에게 물었다.
“자네는 이시스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여자들을 노예나 상품으로 취급하고 노리개로 삼는 회사가 옳다고 생각하는가?”
“…”
한스는 기무라 박사의 뜻밖의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어쩌자고 이런 말을…
“자네가 내 말에 동의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은 나도 아네. 하지만 나로서는 자네 말고는 따로 이 이야기를 전할 사람이 없네. 나는 오래 못살아. 누군가 젊은 사람이 이 일을 해줘야겠네. 나는 여기서 이시스의 희망을 찾았네. 지금부터 루시아가 그 이야기를 해줄 거야. 루시아는 원래 의사였어. 그들은 모르고 있지만.”
기무라 박사의 반역적인 언사를 접하자 한스는 화장실에 간 링링에게 신경이 쓰였다.
“걱정하지 말게. 그녀는 조금 오래 걸려 돌아올 걸쎄.”
“음료수에 약을 탔군요.”
“어쩔 수 없었네. 다만 설사약이니 몸에는 지장이 없을 거야. 루시아, 간단히 요약해서 전해주게”
루시아라는 서버는 기무라 박사의 말에 정색을 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시스는 돌리보나의 디스트로이와이에 의해 여자만 사는 세상이 되었다. 이후에 회사가 이시스에 들어오고 난 후에 남자와 관계를 해도 이시스 여자는 남자를 낳지 못했다. 이 점이 회사가 이시스를 영구히 노예화하려는 빌미가 되었다.
이곳 타이힐에는 수많은 서버가 끌려와 노동에 투입되었다. 개중에는 회사의 남자직원에게 강간당해 임신한 경우도 제법 생겼다. 그들은 과중한 노동과 의도적인 구타 때문에 대부분 유산을 했다. 루시아는 유산된 태아들의 처리를 맡고 있었다. 그런데 그 죽은 태아들을 처리하던 루시아는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다. 그 태아들 중 극소수지만 사내아이들이 있었다. 루시아는 놀라서 회사에 보고하려 했지만 기무라 박사가 그걸 막았다. 이시스 최후의 희망을 회사에 넘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확신을 갖게 되었네. 다이아몬드에는 디스트로이와이 해결의 비밀이 숨어있는 것이야. 자네가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나를 도와주게. 이시스를 구하고 우리 모두의 양심을 구할 유일한 희망일쎄.”
“…”
“자네 부친도 좋은 사람이었지. 그러나 지금은 회사에 대한 책임에 쫓겨 양심을 버리고 악을 좇고 있어. 하지만 이게 얼마나 큰 죄악인지 젊은 자네는 알 수 있을 거야. 다이아몬드로 만든 디스트로이 공격 RNA는 거의 완성단계에 있네. 자네가…”
기무라 박사가 이야기하는 도중 밖에서 뚜벅뚜벅하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기무라 박사가 말을 멈췄다. 손잡이를 잡는 소리가 나자 기무라 박사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니까 한스, 탱고에 돌아가면 자네 부친께 이 늙은이가 잘지내고 있다고 이야기해주게. 조만간 최고 품질의 다이아몬드들을 무더기로 갖게 될 거라고 나를 믿어도 좋다고 말야.”
링링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박사님. 그러지요. 아버지께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버지 친구분을 뵈니 저도 매우 즐거웠습니다.”
링링은 방안의 세 사람을 의심쩍게 쳐다보다가 이만 가자고 한스를 이끌었다.
한스는 링링과 함께 걸어 나오며 가슴이 답답했다. 어쩌자고, 어쩌자고 기무라 박사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차라리 못들었으면… 나는 이곳을 지배하는 회사 회장의 아들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하는 품으로 보아서 다음 번 후계자는 나다. 그런데 그런 나에게 그런 말을 하고 도와주기를 원하다니.
하지만 기무라 박사의 말도 옳다. 이런 범죄가 언제까지나 계속되어서는 안된다. 양심이냐 의리냐, 정의냐 아버지냐, 또 나의 세속적인 쾌락은 어쩌란 말이냐. 내가 설사 기무라 박사를 돕고 싶어도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한스는 옆의 링링을 힐끔거리며 쳐다보았다. 당장 전략정보처의 이 여자 하나도 무서워 하는 내가 뭘 할 수 있는가…
그들은 작업장으로 가보았다. 에슈코프가 현장에 나와 있었다. 그들은 가볍게 인사하고 현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는 깨끗하고 잘 정비된 광산이었다. 자동화 설비들이 작업을 하고 있고 서버들은 주로 그걸 보조하고 있었다. 에슈코프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들에게 다가왔다.
“어때요. 괜찮죠? 설비들도 효율적이고 노동 규율도 확립되어 있죠. 목표량을 채우는데 아직 노동력이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아까 보았듯이 계속 충원되고 있으니 올해 목표를 채우는데 큰 지장은 없을 거에요.”
“불법 유출은 감소되고 있나요?”
“내가 알기에는 노동자를 통한 불법 유출은 완전히 근절이 되었어요. 그렇기는 한데 아직도 계산상의 빈 수량이 나와요. 도대체 그 원인을 알 수 없어 고민중이에요. 한번은 모든 서버를 데려다 엑스레이를 찍었죠. 몸 속에는 다이아몬드가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경비대와 연구소에서 원인을 찾고있죠. 물론 결국에는 정보처가 답을 찾겠지만…”
“여기 서버는 얼마나 되죠?”
“13만 마리에요. 새로 6천 마리를 받고 있어요.”
마리? 한스는 이 여자의 표현을 들으며 기무라 박사의 말이 떠올랐다. 그래,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괜찮으면 신규 노동력 가공장을 둘러 볼래요?”
“그러지요.”
에슈코프와 링링은 서로 의기투합되는 지 사이좋게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걸어갔다. 나쁜 년들. 한스는 그들을 따라가며 사람이 어디까지 악랄해질 수 있는가 하고 생각했다.
수십 명의 서버들이 나체로 몰려서 있었다. 그 앞에는 자동살인무기들이 무리를 이루고 지켜서 있다. 한 남자의 지휘에 따라 움직이는 경비서버들의 호명에 따라 한 번에 다섯 명의 서버가 앞으로 불려 나왔다. 그녀들은 지시에 따라 나란히 엉덩이를 내밀고 엎드렸다. 뭔가 공포스러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늘씬한 여자들이 엉덩이를 내민 모습을 보자 한스는 몸이 후끈 달아오르고 자지가 빠빳해졌다.
그녀들이 엎드리자 위에서 철봉 같은 것이 내려와 그녀들을 고정시켰다. 그러자 경비서버 하나가 총 같은 것을 들고 왔다. 그걸 한 서버의 엉덩이에 대고 누르자 서버는 비명을 질렀다. 뭔가 찌르르하는 소리와 노린내가 났다. 경비서버가 총을 떼자 서버의 엉덩이에는 흉측하게 T자가 크게 남았다.
“전자인두에요. 저걸로 년들의 엉덩이에 우리 작업반의 표시를 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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