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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형사 은수의 이중생활 --- 제 2 부

작성일 2024.01.17 조회수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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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검연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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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형사 은수의 이중생활 --- 제 2 부

여형사 은수의 이중생활 --- 제 2 부


'이런 늦은 시간에, 영업 끝날 때가 지났는데... 좀 별난 손님이군...'
속으로 생각하며 룸에 들어갔다. 정면에 40대 초반쯤의 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
옆으로 오빠 박창호와 그의 심복 두명이 자리하고 있었고, 다른 한편으론 못 보던
사내 둘이 더 있었다.
모두들 옆에 아가씨를 하나씩 끼고 있었는데, 40대의 사내만 홀로 있었다.
아마도 은수가 오늘의 파트너인가 보다.
'오빠가 직접 나오고, 나를 부른 걸 보면 꽤나 중요한 손님인 모양이네...'
머릿속으로 재빨리 생각을 정리하며 은수는 고개 숙여 다소곳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고혜미예요..."
뒷말을 덧붙이려다가 오빠가 손짓을 하는 바람에 움찔하며 멈추고
사내의 옆자리로 가 앉았다.
사내는 거의 표정이 없었다. 힐끗 오빠를 보니 역시 무표정했다.
사실 박사장이라 불리는 박창호는 은수의 친오빠는 아니었다.
어떤 점에서는 은수가 이렇게 이중생활을 하게 만든 철천지원수였다.
하지만 그런 감정은 눈 녹듯 사라진지 이미 오래고, 요즘 은수는 그의
숨겨놓은 심복이 되어 활동하고 있었다. 사실 은수가 강력반을 지원하게
된 것도 그의 사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창문파의 보스, 박창호.
하지만 그가 이렇게 거대한 조직의 보스로 성장하기 전까지 그는 부녀자를
납치, 인신매매를 일삼고 사창가를 배회하던 동네 깡패에 불과했다.
그러던 그가 은수의 도움으로 이젠 어엿한 한국 제일의 조직-창문파의
보스가 되어 국제적인 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한 회담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은수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날이었다.
말단 경찰로 계시다가 순직한 아버지가 그리워 엄마의 굳은 반대를 무릅쓰고,
경찰대학에 원서를 내어 합격한 은수로서는 졸업식이 마냥 행복하고 즐거웠다.
홀로 계실 엄마가 다소 염려스러웠지만, 그것은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어엿한
경찰이 되어 엄마에게 오래도록 효도하면서 갚겠다는 꿈에 부풀어있었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그때부터 은수를 시기하고 질투했다.
남들과 달리 기숙사에서 대학4년을 보내야 했던 은수는 그동안 정들었던
친구 은미와 떨어지는 것이 몹시 서운했다. 그래서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은미와 단둘이 설악산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은미도 의대에 합격한 상태여서
입학 때까지는 시간이 있었고, 둘은 졸업식에 맞추어서 설악산으로 떠났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처음 타보는 기차여행도 마냥  좋았고, 산 아래부터 녹기
시작하는 설악산의 설경도 감탄을 절로 자아냈다. 비록 대청봉까진 오르지 못했지만,
수학여행때 보았던 흔들바위도 다시 밀어보고, 울산 바위도 보며
은수와 은미는 마냥 행복했다.
하지만 호사다마랄까?
내려오는 길에 은수는 발을 삐고 말았다. 처음에는 약간 겹질렀다고 여겼는데,
절룩거리며 무리하게 내려온 때문이지 산을 다 내려와서는 거의 걷지도
못할 지경으로 퉁퉁 부어 버렸다.
은수와 은미는 어쩔 수 없이 택시를 기다렸다. 그런데 택시는 오지 않고
산을 내려올 땐 몰랐는데, 가만히 서서 기다리자니 흐르던 땀이 식으면서
매서운 겨울바람에 온몸이 꽁꽁 어는 것처럼 한기가 밀려왔다.
그때 자가용 한 대가 스르르 다가오더니 버스서는 데까지 데려다준다며
타라고 했다. 발을 삐지 않고 그렇게 춥지만 않았어도 둘은 모르는 사람의
차를 그렇게 쉽게 타진 앉았을 것이다.
둘은 기사의 호의에 고마워하며 거리낌없이 차에 올랐다.
한 5분 쯤 달렸을까? 한적한 산길로 접어들자 갑자기 사내가 말을 건넸다.
"날도 추운데 좀 태워주죠!"
그리곤 대답은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길가에 서있던 두 사내 앞에 차를 세웠다.
한 사내는 운전수의 옆자리에 또 다른 한 사내는 은수와 은미의 옆에 비집고
탄 후 차는 다시 출발했다.
하지만 차가 출발하자 사내들은 돌변했다. 셋은 원래 일당이었던 것이다.
뒷자리의 사내가 은미의 옆구리에 날이 시퍼렇게 선 칼을 들이대며 협박했다.
"잠자코 조용히 있어. 쥐도 새도 모르게 골로 가는 수가 있어!"
"엄마야, 꺅"
은미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은수에게로 몸을 기댔다. 그 바람에 은수의
삔 다리를 건드리게 됐다.
"아야...." 은수는 고통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은수의 비명은 입 밖으로 새어 나오지 못하고 입안에서 맴돌았다.
사내의 커다란 손이 무지막지하게 등허리를 내려쳤기 때문이다.
'윽' 은수는 비명을 삼키며 고개를 숙였다. 은미도 떨며 은수를 안아왔다.
"조용히 있어. 살고 싶으면..."
앞자리의 사내가 뒤를 돌아보며 나직이 윽박질렀다. 그러자 뒤자리의 사내가
말을 건넸다.
"형님, 건데 요것들은 그냥 넘기기 쪼까 아깝네요?"
"마, 니가 언제 그냥 넘긴 적 있냐? 느덜느덜 걸레를 만들어서 넘겨놓곤.."
"하이 참 형님도 요것들 상판때기를 보시라니까?
사내는 말을 뱉기가 무섭게 은수와 은미의 머리채를 잡고 뒤로 확 제쳤다.
그러자 앞자리의 사내가 음흉한 눈길로 둘의 몸 구석구석을 살피더니
"으-ㅁ, 보기엔 쓸만한 데 어디보자"
하면서 몸을 반쯤 일으키더니 은미의 가슴을 쓱 움켜잡았다.
은미는 두려움에 떨며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몸을 비틀면서 눈물만 주룩
흘렸다.
그러는 사이 차는 산을 내려와 한적한 마을로 들어서더니 한참을 달려
외딴 곳의 낯선 집앞에 멈추었다.
'다리를 삐지만 않았어도 어떻게 죽기 살기로 도망이나 쳐보는건데...'
은수는 다리를 삔 것에 한없이 절망하며 하염없이 쏟는 눈물을 삼키며
울먹이고 있었다.
"은미야..미-안--해--  .흑..흑..."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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