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1) 김도용 기자 = 비록 염원했던 K리그1 승격은 무산됐지만 '늦깍이 사령탑' 김현석 감독과 충남아산FC의 돌풍은 박수받기 충분했다.
아산은 1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의 2024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3으로 졌다.
지난달 28일 펼쳐진 1차전에서 4-3으로 승리했던 아산은 2차전에서도 분투했지만 1, 2차전 합계 5-6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지난 2020년 창단, 5년 만에 승격에 도전한 아산의 1부리그행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비록 승격이라는 결과물은 내지 못했지만 올해 아산의 행보는 K리그의 큰 이슈 중 하나였다.
지난 2020년 아산 무궁화FC에서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아산은 부족한 예산 탓에 늘 하위권에 맴돌았다. 최고 성적은 2022년 기록한 6위였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박동혁 감독이 팀을 떠나 우려는 더 컸다. 박동혁 감독은 아산 무궁화FC시절부터 팀을 맡아 지난 시즌까지 팀의 뼈대를 만든 사령탑이었다. 그런 지도자가 아산을 떠난다는 소식이 들리자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재빠르게 아산은 K리그와 울산 현대(현 울산 HD)의 레전드인 김현석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최근 K리그가 젊은 지도자를 선호하는 추세에서 만 57세이며 프로팀 수장 경험이 없는 김현석 감독을 선임,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김 감독은 2003년 현역 은퇴 후 2012년까지 울산의 코치와 수석코치를 지낸 뒤 여자축구, 고교축구, 대학축구 등에서 감독을 맡았다.
부정적인 시선에도 아산은 지난 2년 동안 구단의 사무국장을 역임, 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과 지도자로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 기대를 걸었다.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시즌 개막 전 아산을 K리그2에서 하위권으로 분류했다.
예상대로 아산은 시즌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12경기 연속 실점을 하면서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축구계에서는 이전까지 수비축구를 하던 아산이 주도적인 축구로 탈바꿈했다고 조명했다. 점점 아산을 얕잡아 본 K리그2팀들도 경계하기 시작했다. 김현석 감독과 그를 보좌하는 배성재 수석코치의 지도력도 주목을 받았다.
변화된 아산의 위력은 시즌 중반부터 발휘됐다. 아산은 지난 5월부터 14승 4무 6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내면서 2위에 올랐다. 특히 주닝요(12득점 8도움), 강민규(8득점 5도움) 등을 기록한 공격수들을 앞세워 최다 득점 3위(60골)에 오른 공격력은 인상적이었다.
아산의 공격력은 대구와의 승강 PO에서도 위력적이었다. 승강 PO 1차전에서는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는 등 4골을 넣으며 4-3으로 이겼다.
2차전에서도 아산은 끌려가던 경기 막판 득점을 하며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갔다. 호세의 퇴장으로 10명으로 연장전을 맞이한 것이 너무 아쉽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준수했다.
아산은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아쉽게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는 물론 K리그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아산은 2025년 더욱 강한 견제를 받는 팀이 될 전망이다.